정인이 사건 관련 칼럼- 왜곡된 기독교 근본주의 신앙: 하나님의 이름으로 인간을 증오하다
한 어린 생명의 죽음이 대한민국의 시민들에게 엄청난 충격과 거대한 공분을 안겨다 주었다.
그 충격만큼이나 각자의 전문영역에 따라 문제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필자는 목사로서 참으로 참담한 마음으로 기독교 신앙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파악해 보려 한다.
왜냐하면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다양한 연대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필자의 결론부터 밝히고자 한다.
이번 범죄는 왜곡된 기독교 근본주의적 신앙이 만든 사회적 죄악이다. 이런 왜곡된 신앙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인간에 대한 미움과 증오를 정당화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먼저 현재까지 밝혀진 사실을 살펴 보자
어린 생명을 입양하여 죽음에 이르기까지 학대한 양부모는 목사 자녀로 포항에 위치한 모 기독교계열 대학교 출신이라고 한다.
또한 양부는 기독교 계열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고 한다.
16개월 된 아이를 입양 후 지속적으로 심각한 학대를 일삼았고 그 결과 아이는 입양된지 채 1년이 안 되어 사망했다.
그럼에도 학대 양부모는 교회 인맥을 동원하여 부검 결과가 유리하게 나오게 해달라고 청탁을 했고 지금도 사고사를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접했을 때 시민들이 경악을 금치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주변에서 소위 '신실한 그리스도인'이라고 여겨졌던 양부모에게서는 일반적인 시민들에게서 발견되는 죄의식이라는 것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이들을 늘 그랬던 것처럼 신앙과 삶이 분리된 '무늬만 그리스도인'이나 비신앙인이라고 치부해 버리면 꼬리자르기 밖에 안 된다.
이건 분명 그리스도인들의 범죄이다.
문제의 본질은 한국교회에서 소위 '신실한 신앙'이라고 불리는 개인의 종교적 확신에 있다.
이 잘못된 확신은 일반적인 사회 윤리의 수준에도 이르지 못하는 사람에게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을 만든다.
작금의 한국교회에서 난무하는 '신실한 신앙'은 사실 한국식의 권위주의적 근본주의이다.
기독교 근본주의의 가장 큰 특징인 전근대적 가치에 대한 집착을 강화하여 그 신앙을 가진 사람들의 의식 속에서 현대사회의 윤리적 가치가 자신의 신앙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으로 인식케 한다.
특히 이런 종류의 신앙은 종교적 영역이라 받아들여지는 가시적 교회에서 요구되는 개인적인 도덕적 가치를 충족시키는 사람의 모든 반사회적 행위와 반윤리적 가치를 정당화한다.
다시 말해 개인적으로 종교적 영역 내에서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의미를 담은 왜곡된 도덕적 행위 예배 참석, 헌금, 교회 봉사, 담임 목사에 복종 등 를 하면 사회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일상의 삶이 정당화되는 것이다.
그것이 인간을 미워하고 혐오하고 학대한다 하더라도 말이다.
이런 식의 왜곡된 신앙가치를 가진 이들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자신의 잘못된 사회적 행위를 정당화하기에 전혀 양심의 가책이나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종교심리학적 측면에서 이번 학대 살인을 저지른 양부모나 전광훈은 단지 표현되는 양식의 차이가 있을 뿐 동일한 자기 정당화의 기제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자신의 이익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정당화하거나 자신의 잘못을 하나님의 뜻으로 주장하도록 이끈다.
그래서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누구보다도 열심히 말하면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하나님을 도구화한다.
개인의 사회적 범죄를 하나님의 이름으로 정당화하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에게 하나님은 경배의 대상이 아니라 개인의 잘못을 종교적으로 정당화하고 죄의식을 완화시켜 주는 일종의 심리적 기제일 뿐이다.
이는 '나'를 위해 '존재하는 하나님'이라는 측면에서 하나님의 도구화이자 자기 우상화를 의미한다.
이런 왜곡된 신앙의 문제를 비판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기독교 신앙의 이름으로 경악한만한 사회적 범죄를 저지르는 자들을 계속해서 접하게 될 것이다.
http://www.newsm.com/news/articleView.html?idxno=23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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